너무나 아름다운 곳이기에 알려 드립니다.
글쓴이 : 나무지기    
 
높게 올라가려는 능소화를 보며....
- 분재예술원 나무꾼 -
 
햇볕에 검게 그을린 돌담에 자신의 몸을 바짝 붙이며 조금이라도
더 오르려는 저 덩굴은 도대체 누구일까 이 정원
을 만든 분은 그런 덩굴류는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았는데
궁금증이 들었지만 물어 볼 기회를 놓치고 다른 곳에 마
음을 빼앗기다 기억속에 덮어 두고 말았는데....
한참 뜨거운 7월, 주황색 빛깔 꽃으로 자신의 존재를 내보이기에 얼른 다가가
그 꽃을 바라보니 이전에 나를 궁금 하게 하던
바로 그 덩굴이었습니다. 꽃을 보고서야 기억속에서
그의 존재를 찾아냈습니다. 이 덩굴이 능소화였다
는 것을 .....이 덩굴을 보다가 문득
내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잠시 생각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한일 양국의 정상이 이 정원을 방문한다는 통보를 접하고
행사준비를 위해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면서 국가의 핵 심에서
일하는 분들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하고 국빈을 맞기위해
조금이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비지땀을 흘리며 분주하게
준비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일에 지쳐
내일은 쉬어야겠다는 직원의 모습에 대해 생각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어제의 야간작업으로 인해 늦게 온 내 모습에서
겉으로 보이는 나의 게으름을 꾸짖는 아버지의 질책과
직원들의 말없는 항거에 대해서도 조용히 생각에 잠겨 봅니다.
사랑 받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일까....
사람들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사람들보다는
낮은 곳으로 내려가려는 사람을 함께 해주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 는 것은 아닐까.
높은 곳을 향하는 사람은 남이 알 수 없는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사람은 사람들로부터 듣고 보기위해
낮은 곳으로 내려간 것 같습니다. 아니, 사랑하면 자연히 내려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올라가려고만 한 것은 아닐까요. 내 자신이 내려가 려고 한다면
어느 누가 사랑하지 않을까요.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 사람들이 자신을 올려주지 않을까 요. 내가 올라서려고 하면
사람들은 나를 내려 보낼 것이고 내가 내려가려고 한다면 사람들은 나를 올려 보내는 것 같더군요.
참 재미있죠.
사랑받으려면 내려가야 하는 것이 이치인가 봅니다.
그러나 그게 말이 쉽지 자신을 완전히 접지 않으면 할 수 없 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능소화야!
많은 사람들은 너의 존재도 너의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구나
높은 곳만 향하지 말고
너도 호박처럼 낮은 곳으로 내려가 보는 것이 어떨까
아니면 적당히 올라가는 것도......
능소화를 통해 나를 바라보게 됩니다.